마음을 들여다본다 / 채호기
마음을 들여다본다.
눈으로 들여다볼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으니
발을 내밀어 디뎌본다.
그런데 너를 이렇게 들여다보는 것을
누가 보지 않을까?
길 아닌 곳으로 방향을 잡아
파고든다. 풀숲을 헤쳐 나간다.
나무 뒤에도 숨고 두리번거리며
주위를 살피고 멀리 내다본다.
마음을 밟고 있는 몸 끝으로
삶의 비밀보다 더 깊은 곳에서
끄집어 낸 것들을 떨어뜨린다.
너는 중얼거림 속에서 자기 자신이 되어 깨어난다.
*출처: 채호기 시집 『검은 사슴은 이렇게 말했을 거다』, 문학동네, 2019.
*약력: 1957년 대구 출생, 서울예술대학 문창과 및 대전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은 쉽지가 않을 것이다.
그곳은 길이 나 있지 않은 곳이라 미로처럼 복잡하기 짝이 없다.
이러한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숨겨져 있던 것 가운데 하나가 중얼거림이다.
화자는 중얼거림 속에서 자기 자신이 되어 깨어난다고 말한다.
내가 너를 들여다보듯 내가 나를 들여다본다.
*출처: 빛나는 세상 - Daum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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