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 한 알 / 장석주
대추 한 알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 안에 번개 몇 개 들어 있어서
붉게 익히는 것일 게다.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 게다.
대추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출처: 장석주 시집 『붉디 붉은 호랑이』, 애지,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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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 한 알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달
*출처: 장석주 시와 유리 그림의 『대추 한 알』, 이야기꽃, 2015.
*참고
『대추 한 알』은 장석주 시인이 2005년 낸 시집 『붉디 붉은 호랑이』에 수록된 시 〈대추 한 알>에
그림책 작가 유리가 그림을 보태 낸 그림책이다.
시집에 수록된 시와 그림책에 실린 시가 다르다는 것을 참고바랍니다.
(이미지는 빛나는세상 출석부 '금전수님'의 댓글에서 퍼옴)
‘저게 어떻게 저렇게 탐스럽게 붉어질 수 있을까?’
시인은 탐스럽게 붉어진 대추를 보며 생각에 잠겼을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저절로 저 혼자 붉어질 리가 없다는 것을...
잘 익은 대추 한 알이 온갖 역경을 견뎌내어야 하듯이
우리가 살아가면서 견뎌내야 하는 것들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지금 우리는 코로나 19 상황에서 모든 영역에 걸쳐 시련을 겪고 있다.
한 알의 붉은 대추처럼 견뎌내고 이겨내야 한다.
*출처: 빛나는 세상 - Daum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