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터운 스웨터 / 문태준
두터운 스웨터 / 문태준
엄마는 엄마가 입던 스웨터를 풀어 누나와 내가 입을 옷을 짜네 나는 실패에 실을 감는 것을 보았네 나는 실패에서 실을 풀어내는 것을 보았네 엄마의 스웨터는 얼마나 크고 두터운지 풀어도 풀어도 그 끝이 없네 엄마는 엄마가 입던 스웨터를 풀어 누나와 나의 옷을 여러 날에 걸쳐 짜네 봄까지 엄마는 엄마의 가슴을 헐어 누나와 나의 따스한 가슴을 짜네 (원문)
엄마는 엄마가 입던 스웨터를 풀어 누나와 내가 입을 옷을 짜네
나는 실패에 실을 감는 것을 보았네
나는 실패에서 실을 풀어내는 것을 보았네
엄마의 스웨터는 얼마나 크고 두터운지 풀어도 풀어도 그 끝이 없네
엄마는 엄마가 입던 스웨터를 풀어 누나와 나의 옷을 여러 날에 걸쳐 짜네
봄까지 엄마는 엄마의 가슴을 헐어 누나와 나의 따스한 가슴을 짜네
*출처: 1970년 경북 김천 출생, 고려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동국대학교 국문학과 박사.
*약력: 문태준 시집 『우리들의 마지막 얼굴』, 창비, 2015.
예전에는 털실로 짠 스웨터를 많이 입었다.
세상 모든 어머니들은 늘 당신의 스웨터를 풀어 자식들의 옷을 짰다.
스웨터가 의미하는 것은 단순히 보면 ‘사랑’이지만 또 다른 의미로 ‘몸’을 의미한다.
엄마의 스웨터는 얼마나 크고 두터운지 풀어도 풀어도 그 끝이 없다고 한다.
어머니의 사랑이란 그렇다.
자식들이 배고픔과 추위를 겪지 않도록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준다.
설령 스웨터를 풀은 실타래는 끝이 있어도 사랑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늘 당신의 가슴을 헐어 자식들의 따스한 가슴을 만들기 때문이다.
*출처: 빛나는 세상 - Daum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