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세상/출석부

아내의 애인 / 홍사성

믈헐다 2021. 12. 2. 01:44

아내의 애인 / 홍사성

 

처음에는 장동건이었다

그러다가 배용준을 좋아하더니

다음에는 이병헌 그다음은 장혁이라 했다

 

한때는 장사익만 듣다가

언제부터는 민우혁으로 바꾸더니

요즘은 아예 밤낮으로 임영웅만 찾는다

 

그 사이 옛날 남자는

어느덧 애인 자리에서 밀려나

찬밥을 넘어 쉰밥 신세

 

사랑은 강물처럼 흘러가는 것

변하고 변하다가 추억으로만 남는 것

그 말, 씹을수록 쓰다

 

*출처: 홍사성 시집 『터널을 지나며』, 책만드는집, 2020.

*약력: 1951년 강원 강릉 출생, 동국대학교 불교학과 졸업.

 

(영상은 빛나는세상 나눔공간 '금전수님' 제공)

 

잠시 한눈파는 사이 우리의 유행이나 경향이 순식간에 다 바뀜에 시인은 짐짓 너스레를 친다.

하루하루 우리가 만나는 모든 것들이 눈 깜짝할 사이에 저만큼 흘러가고,

세상은 변하고 변해서 또 다른 아이돌의 출현을 목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사랑은 강물처럼 흘러 변하고 변하다가 추억으로만 남는다는 말을 씹을수록 쓰단다.

 

*출처: 빛나는 세상 - Daum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