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세상/출석부
눈 내린 아침 / 한경옥
믈헐다
2022. 1. 4. 01:02
눈 내린 아침 / 한경옥
설핏
치맛자락 스치는 소리
댓가지 풀썩거리는 소리
문풍지 흔들리는 소리
들은 듯한 밤
어머니
살그머니 다녀가셨나 보다.
장독대 위에
백설기 시루 놓여있는 걸 보니
*출처: 한경옥 시집 『말에도 꽃이 핀다면』, 현대시학사, 2020.
*약력: 1956년 공주 출생,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문화콘텐츠학과 졸업.
밤새 바람소리만 설핏 들은 것 같았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눈이 내렸다.
시인은 간밤에 장독대에 쌓인 눈을 백설기 시루로 묘사하였다.
하물며 어머니가 흰무리떡을 장독대에 살그머니 놓고 가셨다고 한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이 눈 내린 아침에 더욱 깊어진다.
차가운 눈이 아니라 따뜻한 눈이 내린 겨울 아침이다.
*출처: 빛나는 세상 - Daum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