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세상/출석부
구름을 넘어 / 양선희
믈헐다
2022. 2. 14. 01:16
구름을 넘어 / 양선희
살고 싶은 곳에서
구름이 배달되었다.
구름 강
구름 산
구름 나무
구름 고래
구름 고양이
구름 책
우아한 방법으로 포장을 연다.
구름을 한 개씩 들어낸다.
구름을 잡으러 갔던
순수한 나
걸어 나온다.
가벼워진다. 구름을 넘어.
*출처: 양선희 시집 『봄날에 연애』, 지혜, 2021.
*약력: 1960년 경남 함양 출생,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졸업.
화자는 살고 싶은 곳에서 날아온 여러 가지의 구름을 우아하게 포장을 뜯어낸다.
그 속에서 구름을 잡으러 갔던 순수한 화자는 걸어 나왔다고 말한다.
어쩌면 화자는 뜬구름을 잡은 자신을 깨치니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이 아닐까.
구름의 모양새에 따라 각가지 이름이 있다.
새털구름, 먹장구름, 매지구름, 소나기구름, 안개구름, 실구름,
뭉게구름(솜구름), 양떼구름, 꽃구름, 놀구름, 오색구름, 조각구름,
토막구름, 높쌘구름, 비늘구름, 오리구름, 연기구름, 삿갓구름, 햇무리구름,
두루마리구름, 모루구름, 자개구름, 송이구름, 나비구름, 벌집구름, 띠구름...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라, 변화무쌍한 아름다움에 경탄하리라!
*출처: 빛나는 세상 - Daum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