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세상/출석부

외국꽃 / 반칠환

믈헐다 2022. 3. 2. 01:36

외국꽃 / 반칠환

 

서양금혼초가 봄볕에

앉은걸음으로 노역하고 있다

 

마이크를 든 정치가가 말한다

외국꽃은 기여한 바가 없다

최저임금을 깎아야 한다

 

울 밑에 선 봉숭아와

담장 옆 맨드라미와 공원길 코스모스가

깔깔깔 웃고 있다

 

알고 보면 인도 봉씨,

인도네시아 맨씨,

멕시코 코씨 들이다

 

*출처: 계간 『딩아돌하』, 정일품, 2019 가을호.

*약력: 1964년 충북 청주 출생,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졸업.

 

(서양금혼초)

 

도시에서건 농촌에서건 부족한 일손을 외국인 노동자가 메꾸고 있다.

인력난 완화에 외국인 노동자들의 기여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봉숭아(봉선화)는 인도와 동남아시아가 원산지이다.

맨드라미는 열대 아시아(인도네시아), 코스모스는 멕시코가 원산지이다.

금혼초(황금초)는 우리나라 특산종이지만 서양에서 들어온 서양금혼초가 꽃을 피운다.

이렇듯 외국인도 다 같은 사람이고 서양꽃도 다 같은 꽃이지 않은가.

 

*출처: 빛나는 세상 - Daum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