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세상/출석부
어둠별 / 강유환
믈헐다
2022. 3. 7. 01:35
어둠별 / 강유환
바닥이 되어야
만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한다
한때는 누구나 바닥이어서
닿고도 알지 못했을 일
만나고도 몰랐을 일
다 버리면 될 수 있나
되면 부서지는데
부서져야 닿을 수 있는데
바닥에서 반짝이는 그대
밤이 지나면 사라지는데
멀고 어두워 아름다운 바닥이여
다다르지 않을 것이어서
내려가지 않을 것이어서
*출처: 강유환 시집 『고삐 너머』, 천년의시작, 2020.
*약력: 전남 무안 출생, 전남대학교 국어교육과,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문학박사.
시인은 바닥에서 반짝이는 그대를 어둠별이라고 묘사를 하였다.
어두움과 바닥이라는 뒷면에는 희망이 샘솟기 때문이다.
바닥만큼 편한 곳이 없고 나를 온전히 받아주는 곳도 없다.
시인은 바닥에 닿아 본 사람이기에 바닥에서 아름다움을 본 것이리라.
해가 진 뒤에 서쪽 하늘에서 반짝이는 '어둠별'을 '개밥바라기', '저녁샛별'이라고도 하지 않은가.
*출처: 빛나는 세상 - Daum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