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세상/출석부
초저녁 별 / 권대웅
믈헐다
2022. 4. 4. 01:12
초저녁 별 / 권대웅
들판을 헤매던 양치기가
하룻밤을 새우려고
산중턱에서 피우는 모닥불처럼
퇴근길 주머니에
국밥 한 그릇 값밖에 없는
지게꾼이 찾아갈 주막처럼
일찍이 인생이 쓸쓸하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이
창문을 열어놓고 뻐끔뻐끔
혼자 담배를 피우는, 저 별
*출처: 권대웅 시집 『나는 누가 살다 간 여름일까』, 문학동네, 2017.
*약력: 1962년 서울 출생, 198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 도서출판 마음의숲(대표).
초저녁에 뜬 별을 샛별이라고 칭하니 희망의 별이다.
그러나 화자는 인생의 쓸쓸함을 깨달은 자가 담배를 피우는 것처럼 대비를 하였다.
오죽 외로웠으면 그랬을까도 싶다.
그래도 샛별은 여전히 우리에겐 삶의 길잡이요, 삶의 등불이지 않은가.
*출처: 빛나는 세상 - Daum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