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세상/출석부

벽에 대고 / 이원

믈헐다 2022. 4. 9. 01:13

벽에 대고 / 이원

 

슬픔에 성냥을 그으면

작고 빨간 요정의 머리부터 타들어간다

 

*출처: 이원 시집 『나는 나의 다정한 얼룩말』, 현대문학, 2018.

*약력: 1968년 경기도 화성 출생,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동국대 문예대학원 문예창작과 졸업.

 

 

성냥이 작고 빨간 요정의 머리 같다는 발상이 앙증맞다.

슬픔은 성냥의 작은 불 모양처럼 생겼을까.

활활 타는 모닥불과 달리 성냥에서 번진 슬픔은 얼마나 더 커질 수 있을까.

새삼스럽게 그 신비로움과 이상한 상념에 잠기게 만든다.

 

*출처: 빛나는 세상 - Daum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