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세상/출석부

울고 싶을 때마다 / 김성규

믈헐다 2022. 4. 13. 01:18

울고 싶을 때마다 / 김성규

 

응, 우린 잘 있으니까 걱정 말구

왜 전화하셨어요?

 

응, 너 바쁘니까 다음에 할 테니까

우린 잘 있으니까

전화할 때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 같은데

 

눈을 감고 누워 생각해보네

늙어가는 아들에게

왜 전화했을까?

건강만 하면 돼

 

눈 감으면 숨쉬기 힘들어

어머니도 나처럼 전화했을까

 

*출처: 김성규 시집 『자살충』, 아시아, 2021.

*약력: 1977년 충북 옥천 출생, 200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노모가 아들 걱정에 전화를 하지만 아들은 늘 바쁘다고 핑계를 댄다.

아들은 하루일과를 다 마치고나서야 어머니께 온 전화를 생각하며

늙어가는 아들에게 왜 전화했는지 별의별 생각을 한다.

울고 싶을 때마다 생각나는 얼굴은 어머니이기에 그렇지 않을까.

 

*출처: 빛나는 세상 - Daum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