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세상/출석부

유머 있는 라이터 / 임지은

믈헐다 2022. 4. 22. 01:34

유머 있는 라이터 / 임지은

 

춤추는 사람은 낙관주의자입니다

문워크를 할 때조차 앞으로 나아가고 있으니까요

 

좋은 소설가는 날달걀입니다

중요한 순간 탁, 깨져야 하니까요

 

선생님은 노래방입니다

끝까지 듣지 않습니다

 

아이는 깜빡거리는 신호등입니다

다 건너지도 않았는데 어른이 되었습니다

 

엄마는 따뜻한 아이스아메리카노입니다

가끔은 말도 안 되거든요

 

*출처: 임지은 시집, 『때때로 캥거루』, 문학과지성사, 2021.

*약력: 1980년 대전 출생, 2015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통해 작품 활동 시작.

 

 

요즘은 정치적 사회적 영향으로 웃음을 잃어가고 있다.

그럴 때 시인의 유머 있는 라이터를 주우니 피식 웃음이 난다.

춤추는 사람은 낙관적이고, 좋은 소설가는 날달걀이고, 선생님은 노래방이고,

아이는 깜빡거리는 신호등이고, 엄마는 따뜻한 아이스아메리카노이다.

이러한 시적 유머 속에 깊은 통찰력이 숨겨져 있으니 웃음만큼이나 그 의미도 크지 않은가.

 

*출처: 빛나는 세상 - Daum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