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세상/출석부
화학 반응 / 박철
믈헐다
2022. 5. 9. 00:20
화학 반응 / 박철
딱히 말할 곳이 없어서
그래도 꼭 한마디 하고 싶어서
지나가는 아이 반짝이는 뒤통수에다
사랑해 ㅡ 속으로 말했다 그러자
아이가 쓱쓱 자라며 골목 끝으로 사라진다
*출처: 박철 시집 『없는 영원에도 끝은 있으니』, 창비, 2018.
*약력: 1960년 서울 출생, 단국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오월은 가정의 달이다.
부모가 자식에게, 자식이 부모님께 사랑이 담긴 말 한마디가 더 푸르른 날이 될 수 있다.
그 말 한마디가 화학 반응을 일으켜 예쁜 꽃까지 피울 수 있을 것이다.
하물며 지나가는 아이 뒤통수에 대고 마음속으로만 사랑해라고 말해도 아이는 쓱쓱 자라지 않겠는가.
*출처: 빛나는 세상 - Daum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