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세상/출석부

마음의 지도 / 이문재

믈헐다 2022. 6. 22. 00:35

마음의 지도 / 이문재

 

몸에서 나간 길들이 돌아오지 않는다

언제 나갔는데 벌써 내 주소 잊었는가 잃었는가

그 길 따라 함께 떠난 더운 사랑들

그러니까 내 몸은 그대 안에 들지 못했더랬구나

내 마음 그러니까 그대 몸 껴안지 못했더랬구나

그대에게 가는 길에 철철 석유 뿌려놓고

내가 붙여댔던 불길들 그 불의 길들

그러니까 다 다른 곳으로 달려갔더랬구나

연기만 그러니까 매캐했던 것이구나

 

*출처: 이문재 시집 『마음의 오지』, 문학동네, 1999.

*약력: 1959년 경기도 김포 출생, 경희대 국문과 졸업.

 

 

흔히들 사랑은 아름답고 위대하다고 한다.

열애, 우애, 박애...

하여튼 어떤 사랑이든 사랑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때론 열애라는 놈의 정체가 참 궁금하다.

눈에 콩깍지가 씌고 불꽃같이 뜨겁게 타오르는 감정도 유통기한이 있는 것처럼.

 

*출처: 빛나는 세상 - Daum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