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세상/출석부

정치 / 최은묵

믈헐다 2022. 8. 28. 02:55

정치 / 최은묵

 

쪽길에 버려진

거울 하나

 

동네가 두 배로 가난해졌다

 

*출처: 최은묵, 내일은 덜컥 일요일, 시인의 일요일, 2022.

*약력: 1967년 대전 출생, 2007 월간문학 등단, 2015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

 

사전에 등재된 ‘정치(政治)’, ‘정치(定置)’, ‘정치(情致)’ 이 외에도 몇 개의 낱말이 더 있다.

우리는 흔히 정치라고 하면 ‘나라를 다스리는 일’을 의미한다.

정치(政治)가 그 역할을 제대로 못하니 동네가 두 배로 가난해졌다는 뜻인지,

일정한 곳에 놓아둠을 뜻하는 정치(定置)라는 말로 

거울이 가난한 동네를 비치니 두 배로 가난해졌다는 말인지는 모르겠다.

아마 후자 쪽이 시인의 의도가 아닐까.

아무튼 시란 독자에 따라 그 해석이 다를 수 있으며 옳다 그르다는 논할 수 없지 않겠는가.

 

*참고

'쪽길'은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단어는 아니나 '좁은 골목길'을 의미하는 것 같다.

 

*출처: 빛나는 세상 - Daum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