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켜는 촛불은 / 김형영

네가 켜는 촛불은 / 김형영

 

네가 켜는 촛불은 희미하나

촛불을 켜는 네 마음은 하늘이구나

 

촛불을 켜는 마음아

네가 이 세상의 풍경이 되거라

 

*출처: 김형영 시집 『홀로 울게 하소서』, 열림원, 2000.

*약력: 1944년 전북 부안 출생, 서라벌예술대한 문예창작과 졸업, 2021년 향년 77세로 별세.

 

 

촛불 켜는 마음은 기도하는 마음이다.

자신을 낮추는 마음이지만 실상은 하늘이다.

종교의식을 떠나 촛불을 켜는 마음은 경건함과 간절함이다.

그런 마음이 없으면 촛불을 켤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시인의 하늘 같은 마음씨를 이 시에 다 표현한 것 같다.

촛불을 켜는 마음이 이 세상의 풍경이 된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