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세상/출석부
오랑캐꽃 / 조운
믈헐다
2023. 2. 21. 01:35
오랑캐꽃 / 조운
넌지시 알은체하는
한 작은 꽃이 있다.
길가 돌담불에
외로이 핀 오랑캐꽃
너 또한 나를 보기를
나
너 보듯 했더냐.
*출처: 조운 시집 『보소라 임아 보소라』, 시인생각, 2013.
*약력: 1900년 7월 22일 ~ ?, 본명은 조주현, 전남 영광 출생, 일제강점기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시조 작가, 1988년 7월 19일 해금조치 이후 재평가되고 있음.
오랑캐꽃은 '제비꽃'을 일상적으로 부르는 이름이다.
꽃의 뒤태가 머리채를 드리운 오랑캐의 뒷머리와 닮은 까닭이기 때문이다.
오랑캐란 국경 밖의 이민족을 의미한다.
고려와 조선시대는 국경 밖 이민족들과의 분쟁이 잦았다.
군사를 보내 여러 차례 정벌하기도 했지만 국경지역의 주민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래서 오랑캐꽃이라고 이름이 붙여진 것만으로도 달갑지는 않은 꽃이다.
"길가 돌담불에 / 외로이 핀 오랑캐꽃"이라고 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