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릴라 사랑 / 조재도
흰 보시기 안에 짓찧어진 봉숭아 꽃잎
백반 넣어 질척하게 찧어진 봉숭아 꽃잎
조금치도 자신을 고집하지 않고서
손톱의 딱딱한 심장부에 스미는
붉은 사랑!
게릴라같이
소리 없이 침투하는
흔쾌한 사랑
*출처: 조재도 시집 『좋은 날에 우는 사람』, 애지, 2007.
누구나 한 번쯤은 해 봄직한 봉숭아로 손톱에 물들이기를 게릴라 사랑이라고 묘사를 하였다.
게릴라는 아무도 몰래 소리 없이 침투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게 찾아오는 사랑은 기쁘고 유쾌하다고 한다.
봉숭아의 꽃말이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이다.
꼬투리를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씨앗들이 터져 나가기 때문에 붙여진 듯하다.
겨울이 오기 전에 게릴라 사랑 한번 해 보지 않을래요.
*참고
‘보시기’는 높이가 낮고 크기가 작은 사발로 김치나 깍두기 따위를 담는 반찬 그릇을 말한다.
‘봉숭아’와 ‘봉선화(鳳仙花)’는 같은 말이다. 봉숭아는 순우리말이지만 봉선화는 한자어이다.
‘봉숭화’는 잘못된 말이니 주의하여야 한다.
*덧붙임
〈전해지는 이야기〉
옛날에 한 여자가 봉황 꿈을 꾸고 봉선이란 딸을 낳았다.
훗날 봉선이는 훌륭한 거문고 연주솜씨로 임금님 앞에서 연주하게 되었다.
궁궐에서 돌아온 봉선이는 갑자기 병석에 누웠다.
어느 날 임금님이 지나간다는 말을 듣고 봉선이는 있는 힘을 다하여 거문고를 연주했다.
이 소리를 듣던 임금님은 봉선이의 손가락에서 붉은 피가 맺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매우 애처롭게 여겨 무명천에 백반을 싸서 동여매주고 길을 떠났다.
그 뒤 봉선이가 죽은 무덤에서 예쁜 빨간 꽃이 피었다.
사람들은 그 빨간 꽃으로 손톱을 물들이고, 봉선이의 넋이 변한 꽃이라고 봉선화라 하였다.
*출처: 빛나는 세상 - Daum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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