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 윤희상
여자아이는 앞으로나란히를 해보고 싶다
지금까지, 한 번도 앞으로나란히를 해보지 못했다
많은 아이 가운데, 가장 키가 작았다
언제나 맨 앞에 섰다
졸업식 날 펑펑 울었다
*출처: 윤희상 시집 『이미, 서로 알고 있었던 것처럼』, 문학동네, 2014.
*약력: 1961년 전남 나주시 영산포 출생,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졸업.
여자아이는 앞으로나란히를 해보고 싶었지만 키가 작아 한 번도 앞으로나란히를 해보지 못했다.
선생님이 앞으로나란히를 구령할 때마다 언제나 맨 앞에 서는 아이는 할 일이 없었다.
아이의 희망은 졸업 전에 앞으로나란히를 꼭 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졸업식 때도 제일 앞에 서는 바람에 희망이 무참하게 깨져 펑펑 울고 말았다.
남들은 졸업하는 것이 아쉽고 슬퍼서 운다고 생각했겠지만 그 아이는 아니었다.
누가 이 여자아이에게 이런 희망을 갖게 만들고 졸업식 날 펑펑 울게 했을까.
이제는 키순으로 줄을 세워야만 하는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출처: 빛나는 세상 - Daum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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