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가 오리여야 하는 이유 / 복효근
엄마, 우리 안에서 놀아도 먹을 것 주잖아요
추운데 꼭 물에 들어가야 돼요?
물에서 헤엄치지 않으면 우릴 돼지로 안단다
그러면 좀 어때요?
그러면 우리가 꿀꿀하고 울어야 하는데 그럴 자신 있니?
*출처: 복효근 시집 『허수아비는 허수아비다』, 애지, 2020.
*약력: 1962년 전라북도 남원 출생, 전북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졸업.
참 재미있는 시이긴 하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단 재미로만 끝나지 않는다.
강에서는 어미와 오리 새끼들이 유영하는 광경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어미와 새끼들의 주고받는 이야기 속에서 따뜻함이 있고 날카로운 비판이 번뜩인다.
어미는 물에 들어가는 것이 싫다고 투정부리는 새끼들에게 그 이유를 가르쳐 준다.
오리 떼들이 노니는 모습에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문제를 성찰할 수 있지 않은가.
돼지는 돼지여야 하고, 오리는 오리여야 하고, 사람은 사람이어야 하는 것을 말이다.
*출처: 빛나는 세상 - Daum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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