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을 함께 닫다 / 장철문
달이 참 좋다,
그렇게 말하고 싶어서
창을 닫다가
엉거주춤 딸아이를 불렀다
이런 건 왜
누구한테 말하고 싶어지는 걸까?
아이가 알아차렸는지
엉거주춤 허리를 늘여 고개를 내밀었다
*출처: 장철문 시집 『비유의 바깥』, 문학동네, 2016.
*약력: 1966년 전북 장수 출생, 연세대학교 국문학과와 동 대학원 졸업.
시인은 밤이 되어 창문을 닫다 밤하늘의 달을 보았던 모양이다.
예쁜 달을 보자 딸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어 딸아이를 창가로 부른다.
아버지와 딸아이가 고개를 내밀고 달을 구경하는 장면은 평화롭기 그지없다.
딸아이를 부르는 아버지의 마음과 달을 구경하는 딸의 엉거주춤한 모양새가
부자연스럽지 않고 되레 자연스러움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휘영청 밝은 달이 참 좋다고 엉거주춤이라도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출처: 빛나는 세상 - Daum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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