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 복효근
서먹하니 마주한 식탁
명이나물 한 잎 젓가락으로 집어 드는데
끝이 붙어 있어 또 한 잎이 따라온다
아내의 젓가락이 따라와 떼어준다
저도 무심코 그리했겠지
싸운 것도 잊고
나도 무심코 훈훈해져서
밥 먹고 영화나 한편 볼까 말할 뻔했다
*출처: 복효근 시집 『꽃 아닌 것 없다』, 천년의시작, 2017.
*약력: 1962년 전라북도 남원 출생, 전북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졸업.
화자는 부부 싸움 후 아내와 마주보고 밥상에 앉았다.
남편의 명이나물 젓가락질에 또 한 잎이 따라오니 아내의 젓가락이 떼어준다.
아무런 뜻이나 생각 없이 무심코 한 아내의 행동이다.
싸우고 토라진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이 행동은 부부싸움 한 사실조차 잊게 한다.
별 것 아닌 일로 싸우고 사소한 것에도 마음을 푸는 것이 부부이지 않겠는가.
*출처: 빛나는 세상 - Daum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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