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봉인된 삶이 있다 / 박남준
마당 앞 울타리 위
죽은 매화나무와
때죽나무 긴 그늘을 베어 세운
작은 솟대
새의 몸이었던
푸른 나이를 기억하므로
노래에 가닿을 수 있을까
누군가를 바라본다는 것
그의 사랑과 죽음
슬픔과 기쁨 또한
몸에 들여놓는 것이리
내 안에 봉인된 전생이 있다
누군가 나를 보고 있겠다
내가 새의 이전을 알고 있듯이
*출처: 박남준 시집 『어린 왕자로부터 새드 무비』, 걷는사람, 2021.
*약력: 1957년 전남 영광 출생, 1984년 시 전문지 [시인]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 시작.
죽은 매화나무와 때죽나무로 세운 작은 솟대에도
새의 지저귐뿐만 아니라 그림자까지 무수히 많은 세월을 품고 있다.
누군가를 바라보는 일 또한 그러하다.
그의 사랑과 죽음 그리고 슬픔과 기쁨까지도 오롯이 깃들어 있으리라.
*출처: 빛나는 세상 - Daum 카페
'빛나는세상 > 출석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평 / 이시영 (0) | 2022.04.14 |
---|---|
울고 싶을 때마다 / 김성규 (0) | 2022.04.13 |
다소 이상한 사랑 / 김이듬 (0) | 2022.04.11 |
파리 / 안상학 (0) | 2022.04.10 |
벽에 대고 / 이원 (0) | 2022.04.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