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개한 용기 / 박라연
끼니 걱정
집 걱정하는 이웃을 위해
간판 하나 내걸고 싶을 때 있다
천상의 시간에서나
맛볼 냄새
식물들이 밤새워 지은 밥상을
받을 수 있는
새나 곤충
식물들의 운과 명이 번져
끼니도 집도 허공에게서
노지에게서 하사받을 수 있는
허공과
노는 땅을 실어 와 분양해주는
占집 같은 간판들을 여기저기
덧걸고 싶을 때 있다
*출처: 박라연 시집 『빛의 사서함』, 문학과지상사, 2009.
*약력: 1951년 전남 보성 출생, 한국방송통신대 국문과와 수원대 국문과 석사, 원광대 국문과 박사과정 졸업.
시인은 식물들이 밤새워 지은 밥상을 받는 곤충들처럼
이웃들에게 허공과 노는 땅을 분양해 주는 엉뚱하지만 기발한 상상을 한다.
끼니 걱정 집 걱정하는 이웃을 위해 점집 같은 간판들을 여기저기 덧걸고 싶단다.
정말이지 이거야말로 활짝 핀 용기이지 않은가.
*출처: 빛나는 세상 - Daum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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