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다음 날 / 최영희
창 밖
멀리
까치 소리 참 요란하다
내, 시댁 조상님 모시느라
친정엘 못 갔더니만
내 어머니, 아버지
나 없는 젯상 받으시고
까치를 빌어
나 보러 오셨나 보다
까치 소리 멀어져 간다
어머니, 아버지 나 둘러보고 가시나 보다.
*출처: 최영희 시집 『또 하나의 섬이 된다』, 순수문학, 2008.
*약력: 시인, 칼럼니스트.
나는 엄마다.
두 아이를 키우느라 정신없이 살았지만
고비 고비 넘겨 가며 숨 가쁘게 달려온 인생이었다.
모든 엄마들의 목표점인 대학 입시를 마치고 나니
불현듯 자존감 회복과 자아실현이라는 화두에 빠지게 되었다.
더 이상 만족을 주지 못하는 주부로서의 위치를 탈피하여 넓은 세상에 나가기로 했다.
시를 통해 마음을 털어내고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다.
엄마의 무한도전을 시작한 셈이다. - 최영희 시인의 말에서 인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