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 류시화
만약 원한다면
야생화처럼 살라
단, 꽃을 피우라
꼭
다음 봄까지
살아남으라
*출처: 류시화 시집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 수오서재, 2022.
*약력: 1959년 충북 옥천군 출생, 경희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본명은 안재찬.
"만약 원한다면"과 "단, 꽃을 피우라"
이렇게 조건을 붙이는 화자의 의도가 뭘까.
야생화처럼 사는 것이나 정원의 화초처럼 사는 것이나 관점만 다를 뿐,
어느 것이 더 아름다운 꽃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터인데 말이다.
그러나 자생력이 강한 야생화의 의미만큼은 잊지 말라는 뜻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