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말 / 신미나
요새 택배비가 얼마나 한다고
저 무거운 걸 지고 다녀
거지같이
누구더러 하는 소린가 했더니
붐비는 사람들 사이로
아버지가 온다
쌀자루를 지고 낮게 온다
거지라니,
불붙은 종이가
얼굴을 확 덮친다
다 지난 일인데
얼굴에 붙은 종이가
떨어지지 않는다
*출처: 신미나 시집 『당신은 나의 높이를 가지세요』, 창비, 2021.
*약력: 1978년 충남 청양 출생, 200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 시작.
코로나19가 우리를 덮쳐도 하던 일을 멈출 수가 없다.
아직도 무거운 쌀가마니를 지고 다니는 아버지가 있다.
거지같다고 누군가 뱉은 그 말이 불붙은 종이가 되고 말았다.
다 지난 일이라 하더라도 그 말은 좀체 잊히지 않을 것이다.
*출처: 빛나는 세상 - Daum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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