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세상/출석부

아, / 박준

믈헐다 2022. 4. 30. 02:13

아, / 박준

 

그 사람 고향이 양양이야, 말을 할 때마다 먼저 아, 하는데.

또 말을 이으면서도 아, 하고 내뱉는데.

그게 그곳 사람들의 사투리인지는 모르겠어.

또 모르지.

그 큰 산들이 언제나 눈앞에 보이니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아, 소리가 절로 나오는 것일 수도.

말을 맺고 나서도 매번 아, 아아, 아.

 

*출처: 박준 시집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문학과지성사, 2018.

*약력: 1983년 서울 출생, 2008년 『실천문학』으로 등단.

 

(가수 영탁의 놀라는 모습)

 

‘아’의 사전적 의미는 감탄사로 놀라거나, 당황하거나, 초조하거나, 다급할 때,

기쁘거나, 슬프거나, 뉘우치거나, 칭찬할 때,

말을 하기에 앞서 상대편의 주의를 끌기 위하여 가볍게 내는 소리이다.

그리고 모르던 것을 깨달을 때 내는 소리이기도 하다.

아무튼 ‘아’의 쓰임은 상황에 따라 참 다양하기도 하다.

이 시의 양양에서 온 사람의 입버릇인 ‘아’는 참 재미있다.

말투와 입버릇은 그 사람의 발화를 고유하게 만든다.

그것이 우리에게 방점처럼 찍혀 두고두고 생각나는 존재가 되기도 할 것이다.

 

*출처: 빛나는 세상 - Daum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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