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그릇과 무덤 / 김선태
밥그릇과 무덤은 닮았다
밥그릇을 엎으면 무덤이 되고
무덤을 뒤집으면 밥그릇이 된다
엎었다 뒤집다를 반복하는
우리들 생사의 리듬
밥그릇과 무덤을 합하면 원이다
둥글게 돌아간다
*출처: 김선태 시집 『짧다』, 천년의 시작, 2022.
*약력: 1960년 전남 강진 출생, 원광대학교 대학원 졸업, 목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단순하게 밥그릇을 무덤에 비유하여 닮았다는 것이 끝이 아니다.
만약 그렇게만 바라봤다면, '원'이라는 결과에 도달하지 못했을 것이다.
핵심은 밥그릇과 무덤이 '원'이라는 의미로 서로 만난다는 것이다.
'원'은 둥글다는 의미로 돌고 도는 세상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결국 삶과 죽음은 돌고 도는 것이니만큼 윤회와 부활의 의미가 아닐까.
"엎었다 뒤집다를 반복하는 / 우리들 생사의 리듬"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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