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세상/출석부

밥그릇과 무덤 / 김선태

믈헐다 2023. 1. 9. 19:27

밥그릇과 무덤 / 김선태

 

밥그릇과 무덤은 닮았다

밥그릇을 엎으면 무덤이 되고

무덤을 뒤집으면 밥그릇이 된다

 

​엎었다 뒤집다를 반복하는

우리들 생사의 리듬

 

밥그릇과 무덤을 합하면 원이다

둥글게 돌아간다

 

*출처: 김선태 시집 짧다, 천년의 시작, 2022.

*약력: 1960년 전남 강진 출생, 원광대학교 대학원 졸업, 목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충남 공주의 '무령왕릉')

 

단순하게 밥그릇을 무덤에 비유하여 닮았다는 것이 끝이 아니다.

만약 그렇게만 바라봤다면, '원'이라는 결과에 도달하지 못했을 것이다.

핵심은 밥그릇과 무덤이 '원'이라는 의미로 서로 만난다는 것이다.

​'원'은 둥글다는 의미로 돌고 도는 세상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결국 삶과 죽음은 돌고 도는 것이니만큼 윤회와 부활의 의미가 아닐까.

​"엎었다 뒤집다를 반복하는 / 우리들 생사의 리듬"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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