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세상/출석부

바람 속을 걷는 법 / 이정하

믈헐다 2023. 2. 25. 23:58

바람 속을 걷는 법 / 이정하

 

1

​바람이 불었다.

 

나는 비틀거렸고

함께 걸어주는 이가

그리웠다​.

 

2

바람이 불지 않으면 세상살이가 아니다.

그래, 산다는 것은

바람이 잠자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그 부는 바람에 몸을 맡기는 것이다.

바람이 약해지는 것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그 바람 속을 헤쳐 나가는 것이다.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 볼 것,

바람이 드셀수록 왜 연은 높이 나는 지.

 

*출처: 이정하 시집 그대가 생각났습니다, 연인M&B, 2021.

*약력: 1962년 대구 출생, 원광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바람의 의미는 여러 가지가 있다.

공기의 움직임, 사회적인 유행이나 분위기, 들뜬 마음 따위이다.

바람 속을 걷는 법 1은 힘든 상황일 때 손을 잡아주는 이가 그리울 것이다.

바람 속을 걷는 법 2는 세상살이의 바람을 거스르지 않고, "그 부는 바람에 몸을 맡기는 것이다."

세찬 바람 없이 어찌 더 높이 날 수 있는지를 곱씹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