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속을 걷는 법 / 이정하
1
바람이 불었다.
나는 비틀거렸고
함께 걸어주는 이가
그리웠다.
2
바람이 불지 않으면 세상살이가 아니다.
그래, 산다는 것은
바람이 잠자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그 부는 바람에 몸을 맡기는 것이다.
바람이 약해지는 것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그 바람 속을 헤쳐 나가는 것이다.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 볼 것,
바람이 드셀수록 왜 연은 높이 나는 지.
*출처: 이정하 시집 『그대가 생각났습니다』, 연인M&B, 2021.
*약력: 1962년 대구 출생, 원광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바람의 의미는 여러 가지가 있다.
공기의 움직임, 사회적인 유행이나 분위기, 들뜬 마음 따위이다.
바람 속을 걷는 법 1은 힘든 상황일 때 손을 잡아주는 이가 그리울 것이다.
바람 속을 걷는 법 2는 세상살이의 바람을 거스르지 않고, "그 부는 바람에 몸을 맡기는 것이다."
세찬 바람 없이 어찌 더 높이 날 수 있는지를 곱씹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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