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내린 비 / 이정하
간밤에 비가 내렸나 봅니다.
내 온몸이 폭삭 젖은 걸 보니
그대여, 멀리서 으르렁대는 구름이 되지 말고
가까이서 나를 적시는 비가 되십시오.
*출처: 이정하 시집 『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푸른숲, 1997.
*약력: 1962년 대구 출생, 원광대학교 국문학과 졸.
시는 그 출발점이 '자연과 사람에 대한 이해'로부터 시작된다.
그것에 대한 이해 없이는 좋은 시를 기대할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시라는 것은 없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것을 다르게 보고 다르게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멀리서 으르렁대는 구름이 되지 말고 / 가까이서 나를 적시는 비가 되십시오."
구름과 비의 생성 과정을 비유하여 화자의 심정을 토로하는 것도
바로 시적 상상력의 출발점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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