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은 물고기를 닮았다
물고기를 닮은 나뭇잎들이
새파란 하늘을 바다로 알고
지느러미를 파닥이며 헤엄친다.
나무들은 허공의 중심에서 몸을 푼다.
그래야 하늘로 치솟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도 산책길에 한 마리 물고기가 된다.
*출처: 허형만 시집 『바람칼』, 현대시학, 2019.
(사진은 빛나는세상 나눔의 공간 '수채화님' 제공)
나뭇잎과 물고기는 똑같이 푸른 유선형의 몸을 지녔다.
화자는 바람이 불 때마다 흔들리는 나뭇잎의 몸짓이
지느러미를 파닥이며 헤엄치는 물고기를 닮았다고 느꼈다.
여기에 자신의 산책길 또한 그것을 닮기 위해 한 마리 물고기가 되었다.
그렇다면 그의 걸음 역시 푸르고, 가볍고, 높은 것이다.
그것은 나뭇잎과 함께 하늘을 날고 싶은 자유로움이 아닐까.
자연과 동화하지 않으면 상상력의 날개를 펼칠 수 없으리라.
*출처: 빛나는 세상 - Daum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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