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들이 배꼽을 잡고 웃는다
코스모스들이 손뼉 치며 손뼉 치며 죄, 웃는다.
구름이 지나가도 새 떼가 지나가도 할아버지 할머니가 지나가도
수줍게 가만가만 흔들리던 코스모스들이
기차만 지나가면 깔깔깔 배꼽을 잡고 웃는다.
기분이 나쁜 기차가 더 빨리 달려가고
코스모스들은 까무러칠 듯 자지러지게 웃는다.
*출처: 문인수 시집 『염소똥은 똥그랗다』, 문학동네, 2010.
기찻길 가의 코스모스는 기차가 몰고 오는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거린다.
화자는 그 모습을 코스모스의 이파리들이 손뼉까지 치면서 웃는다고 묘사를 한다.
놀리는 줄 알고 기분 나빠 더 빨리 달리는 기차를 향하여
코스모스는 까무러칠 듯 자지러지게 웃는다고까지 묘사를 한다.
사람도 배꼽을 잡고 웃을 때는 온몸을 흔들지 않은가.
문인수의 시는 어른을 대상으로 쓰긴 하나 어린이를 염두에 두고 쓰는 동시나 매한가지다.
시를 잘 쓰기 위해서는 순수한 동심이 살아 있어야한다는 걸 잘 보여 주는 시이다.
*참고
‘이파리’는 나무나 풀의 살아 있는 하나하나의 잎을 말한다. 나무에서 떨어진 잎을 이파리라고 표현하는 것은 조심하여야 한다.
*출처: 빛나는 세상 - Daum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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