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 / 송연숙
그대가 떠나간 후에
내 마음은
빈터가 되었네.
잡풀처럼 돋아나는 그대를
뽑을 수 없네.
*출처: 송연숙 시집 『사람들은 해변에 와서 발자국을 버리고 간다』, 상상인, 2021.
*약력: 강원도 춘천 출생, 강원대학교 및 동 대학원 졸업, 2016년 [시와표현]으로 등단.
단 넉 줄의 짧은 시이지만 행간에 담긴 화자의 마음을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것은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다.
또한 마음으로부터 그 사람을 놔준다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니 마음은 오래도록 어둑한 그늘이 지기 마련일 뿐더러
아무리 강하게 마음을 다잡아도 마음 한구석이 텅 비어 그늘만이 깊게 드리워질 것이다.
텅 빈 마음에는 잡풀마냥 뽑아도 그리움과 슬픔과 아픔만이 자랄 뿐이라는
화자의 심정을 어떻게 다 헤아릴 수 있겠는가.
*참고
'그늘'이란 심리적으로 불안하거나 불행한 상태 또는 그로 인하여 나타나는 어두운 표정을 말하기도 하지만, 의지할 만한 대상의 보호나 혜택을 뜻하기도 한다.
그러니 시제의 '그늘'은 화자의 어두운 심리적 상태일 수도 있지만, 떠나간 그대가 화자에게는 의지가 되었던 사람이란 뜻일 수도 있을 것이다.
'빛나는세상 > 출석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꼬깃꼬깃 / 이재훈 (0) | 2023.04.01 |
---|---|
저녁의 마음 / 홍성란 (0) | 2023.03.31 |
메아리 / 홍성란 (0) | 2023.03.29 |
수탉 한 마리 / 나희덕 (0) | 2023.03.27 |
저수지 / 박설희 (0) | 2023.03.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