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세상/출석부

序詩(서시) / 나희덕

믈헐다 2022. 8. 12. 00:06

序詩(서시) / 나희덕

단 한 사람의 가슴도

제대로 지피지 못했으면서

무성한 연기만 내고 있는

내 마음의 군불이여

꺼지려면 아직 멀었느냐

 

*출처: 나희덕 시집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창작과 비평사, 1994.

*약력: 1966년 충남 논산 출생, 연세대 국문과와 동대학원 박사과정 졸업.

 

 

사랑하는 사람으로 인하여 내 마음속에 군불이 활활 타기는 쉬워도

상대의 마음속에 군불을 지핀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서로가 마음속에 군불이 활활 타오른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금세 꺼지는 불도 있을 터이고, 오래도록 타는 불도 있을 터이다.

화자가 말하는 것처럼 무성한 연기만 내는 불길이라면 서로에게 코만 맵지 않겠는가.

 

*출처: 빛나는 세상 - Daum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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