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겅퀴 / 고정국
쉽사리 야생의 꽃은
무릎 꿇지 않는다
빗물만 마시며 키운
그대 깡마른
반골의
뼈
식민지 풀죽은 토양에
혼자 죽창을
깎고
있다
*출처: 고정국 시조집 『하늘가는 보리새우』, 태학사, 2006.
*약력: 1947년 제주 출생,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198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인은 ‘엉겅퀴’를 “깡마른 / 반골의 / 뼈”로 보고 있다.
‘반골’이란 어떤 권력이나 권위에 순응하거나 따르지 아니하고 저항하는 기골을 말함이니
“야생의 꽃”은 쉽게 무릎을 꿇지 않는다는 것이다.
“식민지 풀죽은 토양에 / 혼자 죽창을 / 깎고 / 있다”는 것은
황폐한 땅에서도 꿋꿋이 꽃을 피우는 민초를 말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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