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세상/출석부

엉겅퀴 / 고정국

믈헐다 2023. 8. 9. 22:49

엉겅퀴 / 고정국

 

쉽사리 야생의 꽃은

무릎 꿇지 않는다

빗물만 마시며 키운

그대 깡마른

반골의

식민지 풀죽은 토양에

혼자 죽창을

깎고

있다

 

*출처: 고정국 시조집 하늘가는 보리새우, 태학사, 2006.

*약력: 1947년 제주 출생,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198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인은 ‘엉겅퀴’를 “깡마른 / 반골의 / 뼈”로 보고 있다.

‘반골’이란 어떤 권력이나 권위에 순응하거나 따르지 아니하고 저항하는 기골을 말함이니

“야생의 꽃”은 쉽게 무릎을 꿇지 않는다는 것이다.

“식민지 풀죽은 토양에 / 혼자 죽창을 / 깎고 / 있다”는 것은

 황폐한 땅에서도 꿋꿋이 꽃을 피우는 민초를 말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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