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 한 뙈기 / 권정생
사람들은 참 아무 것도 모른다.
밭 한 뙈기
논 한 뙈기
그걸 모두
‘내’ 거라고 말한다.
이 세상
온 우주 모든 것이
한 사람의
‘내’ 것은 없다.
하나님도
‘내’ 거라고 하지 않으신다.
이 세상
모든 것은
모두의 것이다.
아기 종달새의 것도 되고
아기 까마귀의 것도 되고
다람쥐의 것도 되고
한 마리 메뚜기의 것도 된다.
밭 한 뙈기
돌멩이 하나라도
그건 내 것이 아니라
온 세상 모두의 것이다.
*출처: 권정생 시집 『어머니 사시는 그 나라에는』, 지식산업사, 2015.
*약력: 1937년 일본 출생, 1946년 경북 청송군으로 귀국, 2007년 향년 69세로 타계.
“밭 한 뙈기 / 논 한 뙈기 / 그걸 모두 / ‘내’ 거라고 말한다.”
하여 시인은 첫 행부터 “사람들은 참 아무 것도 모른다”고 단정한다.
그러니 이 시에서는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인간의 그저 하나라도 더 많이 가지려는 욕심이 끝도 없다고 하였던가.
바로 우리들에게 하는 말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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