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세상/출석부

습관 / 허향숙

믈헐다 2023. 10. 8. 00:33

습관 / 허향숙

 

언제부터였을까

그는 나를 끌고 다닌다

처음에는 내 집에 들어와 어색해하고

쭈뼛해하다가 자주 뛰쳐나가더니

하루 이틀 사흘······

내가 시키는 일 곧잘 하더니

이제는 상전처럼

어느새 나를 부리고 있다

 

*출처: 허향숙 시집 그리움의 총량, 천년의시작, 2021.

*약력: 1965년 충남 당진 출생, 2018 시작으로 작품 활동 시작,  백강문학회 회장.

 

 

‘습관’이란 어떤 행위를 오랫동안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알게 모르게 몸에 익어 버린 행동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것을 우리는 ‘버릇’이라고도 부른다.

“내가 시키는 일 곧잘 하더니 / 이제는 상전처럼 / 어느새 나를 부리고 있다”고 말하듯이

자칫 사람이 자주성과 창조성을 잃고 기계적으로 됨을 경계하여야 함을 말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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