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단어 / 구석본
사랑한다. 즐겁다. 괴롭다. 쓸쓸하다. 바쁘다.
그리고 부르다가 사라진 무수한 이름들.
그렇게 많은 말과 몸짓으로 당신과 만나고 헤어지고
거울을 보고 책장을 넘기고 웃음과 눈물을 적으며
한 생애를 보낸 다음
비로소 알았다
그렇게 당신에게 건너간 말들이 혼잣말이 되었고
고독
단 한마디였다는 것을
*출처: "마음이 머무는 詩", 천지일보, 2021.07.05.
*약력: 1949년 경북 칠곡 출생, 영남대학교 졸업.
"사랑한다. 즐겁다. 괴롭다. 쓸쓸하다. 바쁘다."
그렇게 많은 말과 몸짓으로 당신과 만나고 헤어지고 했지만,
결국 그렇게 당신에게 건너간 말들이 혼잣말이 됐고,
남은 것은 '고독', 단 한 마디라고 시인은 말한다.
인간은 사랑하고, 즐겁고, 괴롭고, 쓸쓸하고, 바쁘다고 수많은 말을 해도,
결국 그 말은 '나' 하나만의 말이었을 뿐, 남는 것은 '고독이라는 한 마디뿐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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