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세상/출석부

속삭이는 봄비 / 심후섭

믈헐다 2023. 5. 5. 23:15

속삭이는 봄비 / 심후섭

 

해님만큼이나

큰 은혜로

내리는 교향악

 

이 세상

모든 것이 다

악기가 된다.

 

달빛 내리던 지붕은

두둑 두두둑 큰북이 되고

 

아기 손 씻던

세숫대야 바닥은

도당도당 작은북이 된다.

 

앞마을 냇가에선

퐁퐁 포옹 퐁

뒷마을 연못에선

풍풍 푸웅 풍

 

외양간 엄마소도 함께

댕그랑 댕그랑

 

엄마 치마 주름처럼

산들 나부끼며

왈츠

봄의 왈츠

하루 종일 연주한다.

 

*출처: 심후섭 동시집 도토리의 크기, 학이사어린이, 2018.

*약력: 1951년 경북 청송 출생, 대구교육대학, 방송통신대학, 경북대교육대학원, 대구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졸업.

 

 

초등학교 6-1 국어교과서에 수록된 동시이다.

계절이 자연의 교향악이라면 그중 봄은 왈츠곡이다.

봄비는 지상의 자연물과 만나 3박자의 경쾌한 리듬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속삭이는 봄비는 세상의 모든 악기를 품고 감칠맛 나게 연주를 한다.

어쩌면 우리의 삶도 하루하루 희비의 연주를 하면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행복과 불행을 늘 입에 달고 살아가기 때문이니 말이다.

그러나 속삭이는 봄비처럼 가만가만 가볍고 상쾌한 곡만 연주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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