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맛 / 임영석
말 속에 뼈가 있어도
그 뼈는 귀가 고르고
눈과 코가 못먹으면
음식이라 할 수 없다
참맛은
뼈 있는 말을
가슴으로 먹는 거다
*출처: 임영석 시조집 『참맛』, 책만드는집, 2020.
*약력: 1961년 충남 금산 출생, 논산공고 기계과 졸업, 1985년『현대시조』 봄호에 「겨울밤」으로 2회 천료 등단.
'언중유골', 즉 말 속에 뼈가 있다는 말.
부드러움 속에 감추어진 가시, 그 속에 감추어진 뼈 있는 말.
그 말을 뱉을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먹어야 참맛이라는 것.
누군가 가시 돋친 말을 할 때 그 말의 참뜻을 새겨 가슴으로 느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게 느낄 때에 비로소 '참맛'이 된다는 것을 아무나 생각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자고로 음식이란 보기에 먹음직스럽고 냄새까지 좋아야 맛난 것이 되는데도 말이다.
*참고
'천료薦了'란 기성 문인이 문예지에서 신인을 발굴해 문인으로 등단시키는 제도이다.
추천은 2~3회에 걸쳐 이뤄지며, 이때 추천이 완료되어야 정식으로 등단이 인정된다.
이것을 '추천 완료'의 축약어로 쓰는 용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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