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돋이 해넘이 / 이혜선
1. 해돋이
그 여자
눈동자에 불이 화라락
젖가슴이 탱탱해졌다
온몸에 새싹 돋아났다
그 남자의 눈짓 한 번에,
2. 해넘이
그 남자
중심축이 기우뚱
얼이 빠져
세상이 캄캄해졌다
그녀의 한숨 한 번에,
*출처: 이혜선 시집 『운문호일』, 지혜, 2017.
*약력: 경남 함안군 출생, 동국대학교 국문학과와 세종대학교 대학원 문학박사.
시인은 일출과 일몰을 눈에 보이는 그대로 그리지 않고,
남녀의 거시기 사랑을 해돋이와 해넘이로 환치시켜 놓았다.
남자의 눈짓 한 번에 여자는 오르가즘을 느끼고,
남자는 "중심축이 기우뚱 / 얼이 빠져" 앞이 보이지 않을 것이리라.
"해돋이 해넘이"의 시제가 말해주듯 '일출'과 '일몰'을 표현한 두 개의 연시를
하나로 묶어 놓으니 시적 상상력이 더 돋보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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