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세상/출석부

울고 있는 보름달 / 염경희

믈헐다 2023. 9. 26. 21:26

울고 있는 보름달 / 염경희

 

팔월 한가위라는데

눈물 머금고 홀로 이 떠 있는

보름달의 사연이 무엇일까

 

고향에 계신 부모님

자식 보고 싶은 마음

애써 추스르는 어설픈 미소인가 봐

 

오지마라 오지마라

요즘 역병이 무섭더라

속내 숨기고 행여나 올까 봐

 

사립문 열어 놓고

이제나저제나

행여 밤길 달려오려나

 

기다리는 어미 마음

보다 보다 못해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사연이었어.

 

*출처: 염경희 시집 별을 따다, 시사랑음악사랑, 2023.

*약력: 경기 파주 출생, 이천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우리나라 고유의 명절 가운데 설날과 추석은 온 가족이 모이는 날이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코로나19로 인해 명절을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컸다.

이 시는 환하게 떠 있는 보름달을 보면서 자식을 기다리는 부모의 마음을 잘 나타내고 있다.

역병으로 인해 오고가는 현실이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혹여나 하는 마음으로 밤새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이 참으로 안타깝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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