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세상/출석부

한가위 / 공재동

믈헐다 2023. 9. 29. 04:26

한가위 / 공재동

 

미루나무 가지 끝에

초승달 하나

걸어 놓고

 

열사흘

시름시름

밤을 앓던

기다림을

 

올올이

풀어 내리어

등을 켜는 보름달

 

*출처: 공재동 동시선집, 지식을만드는지식, 2015.

*약력: 1949년 경남 함안 출생, 동아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시인은 초승달이 “열사흘 시름시름 / 밤을 앓던 / 기다림을”

올마다 풀어내려야 쟁반같이 둥근달이 되는 것이라 말한다.

세상사 이치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모든 일이 처음부터 원만하게 풀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달이 이지러지고 차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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