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 공재동
미루나무 가지 끝에
초승달 하나
걸어 놓고
열사흘
시름시름
밤을 앓던
기다림을
올올이
풀어 내리어
등을 켜는 보름달
*출처: 『공재동 동시선집』, 지식을만드는지식, 2015.
*약력: 1949년 경남 함안 출생, 동아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시인은 초승달이 “열사흘 시름시름 / 밤을 앓던 / 기다림을”
올마다 풀어내려야 쟁반같이 둥근달이 되는 것이라 말한다.
세상사 이치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모든 일이 처음부터 원만하게 풀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달이 이지러지고 차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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