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있는 보름달 / 염경희
팔월 한가위라는데
눈물 머금고 홀로 이 떠 있는
보름달의 사연이 무엇일까
고향에 계신 부모님
자식 보고 싶은 마음
애써 추스르는 어설픈 미소인가 봐
오지마라 오지마라
요즘 역병이 무섭더라
속내 숨기고 행여나 올까 봐
사립문 열어 놓고
이제나저제나
행여 밤길 달려오려나
기다리는 어미 마음
보다 보다 못해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사연이었어.
*출처: 염경희 시집 『별을 따다』, 시사랑음악사랑, 2023.
*약력: 경기 파주 출생, 이천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우리나라 고유의 명절 가운데 설날과 추석은 온 가족이 모이는 날이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코로나19로 인해 명절을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컸다.
이 시는 환하게 떠 있는 보름달을 보면서 자식을 기다리는 부모의 마음을 잘 나타내고 있다.
역병으로 인해 오고가는 현실이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혹여나 하는 마음으로 밤새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이 참으로 안타깝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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