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말이 아니다 / 서정홍
하루하루 늙어 간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이고 다행한 일인가
하찮은 욕심과 집착 다 내려놓고
새처럼 훨훨 떠날 수 있어
벌써 마음이 설렌다
빈말이 아니다
*출처: 서정홍 시집 『그대로 둔다』, 상추쌈, 2020.
*약력: 1958년 경남 마산 출생, 마창노련문학상(1990), 전태일문학상(1992),
서덕출문학상(2013) 수상, 경남 합천에서 농사를 지으며 ‘담쟁이 인문학교’ 운영.
“하루하루 늙어 간다는 게 / 얼마나 큰 축복이고 다행한 일인가”
“하찮은 욕심과 집착 다 내려놓고 / 새처럼 훨훨 떠날 수 있어 /
벌써 마음이 설렌다”는 말을 믿어도 될까?
밑지고 판다는 장사꾼, 죽어도 시집 안 간다는 노처녀, 빨리 죽고 싶어 하는 노인의
마음과는 달리 시작과 끝이 “빈말이 아니다”라는 시인의 말에는 무게감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