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사람 가느라 가을입니다만 / 이원규
봄은 환하게 다 보여 봄입니다만
그대 얼굴이 잘 안 보이니
여름은 열나게 생각만 열어 여름이고요
가을은 갈 사람 가느라 가을입니다만
코로나 19 희망도 없이
KF 마스크로 서로의 얼굴을 가리니
포옹도 입맞춤도 없이
마침내 복에 겨운 날들이 가고
지구촌의 사계는 힘겹고 지겨운 겨울
복면의 겨울은 겹고 겨워 겨우내
겨울이니
아무 반성도 없이
여전히 그대는 나의 백신입니다만
*출처: Daum & NAVER.
*약력: 1962년 경북 문경 출생, 고등학교 1학년 자퇴, 고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 계명대학교 경제학과 입학 후 휴학,
1984년 《월간문학》에 시 〈유배지의 풀꽃〉으로 등단.
가을을 노래한 시를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참 많다.
그만큼 가을은 시인의 감성을 자극하기 좋은 계절인 것 같다.
사실 이 시가 실린 시집을 찾을 수 없어 그냥 마음에만 담아둘까 하다가
그러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소개하는 바이다.
가을 하늘과 햇살이 그야말로 황홀경이다.
“지구촌의 사계는 힘겹고 지겨운 겨울”이지만 “여전히 그대는 나의 백신입니다만”
"갈 사람 가느라 가을입니다만", 그래도 그대가 있기에 살만한 세상이라고 시인은 노래한다.
- 믈헐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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