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장 / 박지웅
유골함에 드신 지 몇 해
묘원 숲길에서 우연히 만났네
갈참나무 아래
도토리를 안은 예쁜 아버지
죽어서도
열심히 식량을 모으시네
*출처: 박지웅 시집 『나비 가면』, 문학동네, 2021.
*약력: 1969년 부산 출생,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졸업.
화자가 본 것은 아버지가 아니라 다람쥐일 것이다.
그러나 다람쥐의 그런 모습에서 죽은 아버지를 만나는 것이다.
다람쥐가 삶과 죽음의 경계를 이어주는 매개 역할을 하니 말이다.
살아생전에도 그렇듯 “죽어서도 / 열심히 식량을 모으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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