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세상/출석부

늦가을 / 성원근

믈헐다 2023. 11. 11. 02:08

늦가을 / 성원근

 

​먼 하늘에 별이 하나 떨어진다.

 

거리에서

한 가닥 음률을 달고 낙엽이 구른다.

 

무거운 외투 속에서

선명히 내다보이는 세상,

 

나뭇가지에

내일 눈이 쌓일 것이다.

 

*출처: 성원근 유고시집 , 희디흰 눈속 같은 세상, 창작과비평사, 1996.

*약력: 1958년 경남 밀양 출생, 연세대학 영문과 및 동대학원 졸업, 1995년 향년 38세로 타계.

 

 

시집을 펼치면 제일 먼저 ‘시인의 말’이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시집은 유고시집이기 때문에 시인의 말이 없다.

시인은 안타깝게도 첫 시집을 내기 1년 전 38세의 젊은 나이로

“먼 하늘에서 별이 하나 떨어”지듯 먼 곳으로 떠났다.

세브란스병원에 시신 및 안구 기증을 하고 떠났으니, 

“무거운 외투 속에서 / 선명히 내다보이는 세상”이 되리라.

-믈헐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