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장 안의 새 / 이태수
새장 안의 새가 창살을 쪼아댄다
나는 유리창에 이마를 부딪는다
방에 갇혀 있는 나는
하늘을 날지 못하는 새와
무엇이 어찌 다를까
하늘로 비상하려 고투하는 새를
나는 유리 벽 안에 갇혀 바라본다
*출처: 이태수 시집 『나를 찾아가다』, 문학세계사, 2022.
*약력: 1947년 경북 의성 출생, 영남대학 철학과, 대구대학 대학원 국문과 졸업, 1974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
새는 창살을 쪼아대고 화자는 유리창에 이마를 부딪치니
새장 안의 새와 집 안의 화자는 둘 다 갇힌 형국이다.
시적 화자는 갇힌 새를 투영하며 스스로 만든 굴레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
지금의 환경으로부터 속박을 풀어버린다면 언제든 날아갈 수 있는데도 말이다.
문을 활짝 열고 더없이 푸르른 오월의 하늘을 맘껏 비상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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